Ⅰ. INTRODUCTION
점액표피양 암종 (Mucoepidermoid carcinoma, MEC)는 타 액선에서 발생하는 가장 흔한 악성 종양으로, 모든 타액선 종 양의 약 3%에서 15%를 차지하며, 악성 종양의 12%에서 40% 를 차지한다.1-4 조직학적으로 점액표피양 암종은 점액세포 (mucous cells), 상피세포(epidermoid cells) 및 그 중간세포 (intermediate cells)들의 세포구성에 따라 저등급, 중등급, 고 등급으로 분류할 수 있다.5-6
이 중에서 고등급 점액표피양 암종은 낭내 성분(intracystic component)이 적고, 더욱 많은 편평상피세포의 증식이 관찰되 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저등급에 비하여 세포의 불규칙성, 조직 및 신경의 침범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7-8 이로 인해 고등급의 점액표피양 암종은 진행성이 있으며, 재발 가능성과 전이 가능성이 높아 광범위한 종양절제와 경부림프 절 청소술 및 필요 시 안면신경의 절제가 포함될 수 있다. 수술 후 보조 방사선요법이 필수적이고 항암요법 더불어 해야 하는 경우도 있으며 5년 생존율은 약 30%으로 알려져 있다.9-10
이처럼 고등급 점액표피양 암종은 적절한 치료 계획, 즉 수 술의 방법과 수술 후 치료 방향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정확한 조직학적 진단이 필요하다. 본 논문에서는 이하선 에서 발생한 고등급 점액표피양 암종의 정확한 조직학적 진단 을 통하여 적절한 치료 계획 수립한 증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Ⅱ. CASE REPORT
56세 남성 환자는 3개월 전부터 우측 얼굴의 부종 및 열흘 전부터 발생한 통증을 주소로 본원 구강악안면외과 내원하였 다. 특별한 의과적 병력은 없었으며, 신체 진찰 시 우측 이하 선 부위의 경결감 및 열감을 동반한 안면부종이 관찰되었다 (Fig. 1A). 내원 당일 CT 촬영하였으며, 우측 이하선 내에 염 증과 석회화 물질을 동반하는 연조직 병소가 관찰 되었다(Fig. 1B). 우측 이하선의 타액선염과 타액선 종양을 감별하기 위해 항생제 포함한 경구약 처방 및 경과 관찰 하였다. 3일 뒤에도 증상 호전 없어 입원 후 국소마취 하에 절개 생검 시행하였으 며 병소 접근 시 소량의 농양을 포함한 혈액의 삼출되었다. 조직검사 결과, 이형성된 편평 상피가 염증 세포의 침윤과 함 께 관찰되었다(Fig.3A). 악성 상피성 종양으로 의심되었으나, 종양의 기원이 타액선인지는 불분명하였다.
영상학적 검사 시행하였으며, 경부 자기공명영상에서 우측 이하선에 6cm 이상의 괴사성 종양이 관찰되었고, 염증을 동 반하는 종창과 궤양이 피부에 인접하게 위치하고 있었다(Fig. 1C). 양전자-단층 방출촬영영상 소견상 우측 이하선 부위의 높은 FDG 섭취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타 장기로의 이환소견, 림프절병증 소견은 없었다(Fig. 1D).
전신마취 하에 우측 이하선 전절제술을 포함한 광범위 절 제술, 선택적 경부림프절 청소술 및 대흉근 유경피판을 이용 한 결손부위 재건술 시행 하였으며 안면신경은 보존하였다 (Fig. 2A, 2B, 2C). 하악골의 후연을 따라 종양의 골 침습의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조직검사 결과, 병소는 불명확한 경계를 가진 상피성 종양 이었으며, 피부의 상피와 6mm 가량의 거리가 있었다(Fig. 3B). 이전에 생검된 검체와 유사하게 병소의 대부분은 다형성 (Pleomorphism)과 세포분열(mitotic figure)이 뚜렷한 편평 세 포의 고형 둥지(solid nests)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국소적으로 각화된 소견이 관찰되었다(Fig. 3C). 극히 작은 부분에서 관찰 된 점액 세포(mucous cells)는 관 구조(duct-like structure)를 형성하고 있었다(Fig. 3D). 조직의 괴사가 관찰되었으며, 신 경 주위 침습과 림프관 및 혈관 침습은 관찰되지 않았다. 관 구조의 점액 세포가 관찰되나, 병소의 대부분을 이형성된 편 평 상피가 이루고 있으므로, 편평세포암종(squamous cell carcinoma) 과의 감별이 필요하였다. 이에 mucicarmine 특수 염 색을 진행하였으며, 점액 세포는 양성을 나타냈다 (Fig. 4) 해 당 병소는 점액표피양 암종으로 진단되었다.
수술 시 안전 경계 (safety margin)을 확보하여 절제한 종양 을 Hematoxylin and eosin stain 염색 후 조직병리학적 검사 를 시행하였다.(Fig. 3.) 검사 상 종양이 피부로 침습되는 부위 는 관찰되지 않았으며, (Fig. 3.A) 상피는 전반적으로 연결되 어 있는 형태로 혈관을 중심으로 증식하는 양상이었다.(Fig. 3.B) 하지만, 부분적으로 낭성 구조와 유두상 구조가 관찰되 었으며, (Fig. 3.C) 세포의 괴사도 관찰되었다. (Fig. 3.D) 고 배율로 관찰하였을 때, 편평상피세포암종에서 특징적으로 나 타나는 케라틴 형성이 비교적 자주 관찰되었으며, (Fig. 3.E) 점액세포가 관형태의 구조(duct-like structure)를 이루고 있는 것이 거의 드물게 관찰되었다. 또한, 점액세포와 상피세포의 중간단계 세포들도 관찰되었다. (Fig. 3.F)
이후 수술부위 및 전신상태 호전되어 수술 후 14일 뒤 퇴원 하였으며, 술 후 보조 항암방사선요법 약 6주간 시행하였다. 현재 영상검사를 포함한 주기적인 경과 관찰 중이며, 술 후 5개월동안 재발의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Ⅲ. DISCUSSION
수술 검체의 조직 소견상 해당 병소는 대부분 편평 세포의 고형 둥지(solid nests)로 구성되어 있었으며, 국소적으로 각화 가 이루어져 있었다. 일부에서 점액 세포가 관 구조를 형성하 고 있긴 했으나, 피부 등에서 침습된 편평세포암종(invasive squamous cell carcinoma)와 타액선에서 기원한 편평세포암 종(primary squamous cell carcinoma)와 감별할 필요가 있었 다. 전자의 경우, 피부에 이형성이 관찰되지 않으며 침습의 직접적인 증거도 없어 배제할 수 있었다. 후자의 경우, mucicarmine 염색 결과를 통하여 점액 세포의 존재가 확인되어 배제할 수 있었다.
가장 널리 사용되는 점액표피양 암종을 등급을 분류하는 시스템은 modified Healey, Weiss/Armed Forces Institute of Pathology(AFIP) 그리고 Brandwein 시스템이다.11Healey시 스템은 종양의 형태학적 특징에 중점을 두는 반면, 다른 두 시스템은 점수를 기반으로 다양한 조직병리학적 요인들을 평 가한다. AFIP 시스템은 조직병리학적 특성과 임상적 양상 사 이에 상대적으로 좋은 상관 관계를 보이지만, 종양을 다운그 레이드하고 중등급과 고등급 종양의 경계가 모호한 경향이 있 다.12Brandwein은 AFIP 시스템에서 세 가지 추가적인 조직병 리학적 특징이 수정된 시스템이다.(Table 1.) 신경 주변 침습 의 점수를 2에서 3으로 증가시키고, 침습 패턴, 림프혈관 및 골 침습이라는 세 가지 요인을 추가하였다.13두 시스템 모두 개별 점수를 합산하고, 총합 점수를 사용하여 점액표피양 암 종을 저, 중, 고등급으로 분류한다. 그러나 Nance 등은 Brandwein 시스템이 저등급과 중등급 종양의 경계를 모호하 게 함으로써 종양을 업그레이드하는 경향이 있다고 하였다.14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연구를 통해 이러한 시스템을 기반 으로 한 조직병리학적 등급은 점액표피양 암종의 가장 중요한 독립적 예후 결정 요인이라는 것이 입증 되었다. 예외로 악하 선에서 발생하는 점액표피양 암종은 조직병리학적 등급과 상 관없이 전이 위험 및 불량한 예후를 가진다.15또한 Scully 등에 따르면 종양의 부위, 성별, 나이, 병변의 완전 절제 여부, 림프 절 전이 여부도 예후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 다.16최근 Katabi 등에 따르면 저등급과 중등급의 예후에 큰 차이가 없어 세포분열과 조직괴사와 같은 객관적인 지표를 통 해 저등급과 고등급 두가지로 분류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 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17Cipriani등은 점액표피양 암종으로 진단된 53개의 암종에 대하여 modified Healey, AFIP, Brandwein 그리고 Katabi 시스템에 따라 등급을 나눈 뒤, MAML2 재배열 유무를 통해 등급 분류 시스템을 비교하였다. 이 연구에서는 Brandwein 시스템의 이진분류 (고등급 및 중- 저등급)가 재발 위험도에 따라 환자를 가장 잘 분류하는 방법 임을 확인하였다.18본 증례 환자의 경우, 림프혈관 및 골 침습 의 소견은 보이지 않았으나 낭내성분 5% 미만이었으며, 10개 의 고배율 필드에서 평균 16개의 세포가 분열 중이었고 편평 세포의 고형둥지, 두드러진 핵의 형태 및 종양 내 점막 하 층 에서 괴사성 조직이 관찰되었다. 이를 각각 Brandwein system에 적용하여 총합을 계산하면 12 결과값을 얻게 되고, Grade III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Table 1.)
Taylor등은 대타액선의 점액표피양 암종을 진단받은 총 2,21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생존에 영향을 주는 관련 예후 인 자를 다변량 분석하였으며 환자 연령이 증가할수록, 종양의 등급 단계가 높을수록(특히 Grade III), 종양의 크기가 클수록, 여성보다 남성의 경우, 수술적인 절제를 하지 않은 경우가 전 반적인 생존율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19Cheng등이 성인 이하선의 점액표피양 암종의 생존율을 분석하기 위하여 OVID Medline, OVID Embase, Cochrane Central, 및 Scopus 에서 2020년 7월까지 발표된 4,290개의 논문들 중 기준에 맞 는 18개의 논문에 대하여 체계적 문헌고찰(systemic review) 를 진행하였으며, 암종의 조직학적인 등급, 림프절 및 원격 전이 여부, 이하선 내의 전이 및 연령이 낮은 생존률과 일관되 게 관련된 예후 인자로 나타났다.20
Ⅳ. CONCLUSION
점액표피양 암종은 타액선에서 흔히 발생되는 악성 종양 중 하나이지만, 저등급에 비하여 고등급의 경우 발생빈도가 적으나 주변조직 및 신경의 침범 가능성이 높고, 진행성이 높 아 광범위 절제술을 포함한 수술 후에도 재발율이 높고 5년 생존율이 현저히 떨어진다. 따라서, 수술 범위 및 방법과 수술 후 보조적인 치료방법등을 포함한 치료계획을 수립하기 위하 여 적절한 조직병리학적 진단이 필수적이다. 점액표피양 암종 을 분류하는 방법 중 Brandwein 시스템은 조직병리학적 요인 들을 세분화하여 임상적 특성과의 신뢰할 수 있는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본 증례는 환자 초진 당시 우측 이하선 부위 급격한 부종 및 통증을 주소로 내원하였으며, 임상적으로 해당 부위 의 감염 혹은 종양의 감별에 어려움이 있었다. 국소마취 하에 시행한 절개생검 상 악성 상피성 종양의 소견을 보여 기존의 일반적인 타액선 악성종양 수술과는 다르게 안전 경계(safety margin)을 포함한 광범위 절제술과 경부 림프절의 잠재 전이 를 예방하기 위한 경부 림프절 청소술 계획을 수립 할 수 있었 다. 수술 후 Brandwein 시스템을 통해 고등급 점액표피양 암 종으로 분류되었고, 이를 고려하여 수술 후 적절한 보조 항암 방사선 요법이 시행되었으며 수술 후 약 6개월간 재발의 소견 은 보이지 않았으나, 고등급 점액표피양 암종 환자의 생존율 을 고려하였을 때 세심하면서도 주기적인 경과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본 증례는 환자의 진단과정에서 임상 및 영상학적인 진단 에 어려움이 있었으며, 시행한 병소 일부의 절개생검 결과만 으로는 정확한 진단과 등급을 판단하는 것은 불가능했으나 악 성 상피성 종양의 증거로 인해 적절한 치료방법을 수립할 수 있었던 증례로, 조직병리학자와 임상가 간의 적절한 의사소통 과 논의가 중요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