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타액관 암종은 타액선 배출관에서 기원하여 타액선에 생기 는 악성종양이며, 병리학적으로 유방암의 침윤성 도관암과 유 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1) 임상적으로 매우 빠르고 공격적인 특징이 있으며, 통증과 안면신경마비를 동반하기도 한다. 국 소적 재발, 경부 림프절 침윤 또는 원격전이가 흔하며 평균 전체 생존기간은 3년 이내로 알려져 있다.2) 50대 남성에서 호 발하며, 타액선기원의 암종의 5%-10%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타액관 암종은 주로 이하선에서 발생하지만, 상악골, 구개 및 협부의 소타액선에서 발생하기도 한다.3)
본 증례는 우측 이하선에 발생하여, 수술 전 시행한 세침흡 인검사(fine needle aspiration biopsy)에서 양성 소견으로 보 여 임상적으로 다형선종(pleomorphic adenoma)으로 진단하 여 수술 시행하였으나 최종 병리조직검사결과 타액관 암종으 로 진단된 증례에 대한 보고이다.
Ⅱ. 증례 보고
2019년 4월 57세 여성 환자가 오른쪽 귀 밑에 혹이 났다는 주소로 부산대학교 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에 내원하였다. 천식 외 다른 특이병력은 없었다. 병력청취상 병소는 6개월 전에 발생하여 점점 커졌으며 통증은 없었고, 신체검진상 우 측 귓볼 하방에 고정된 2 * 3 cm 크기의 단단한 종물이 촉진되 었다(Fig. 2a). 전산화 단층촬영 검사상 우측 이하선 천엽에서 비균질한 조영증강을 보이는 불명확한 경계를 가진 종물이 관 찰되었으며(Fig. 1a, 1b), 목 부위의 림프절 증대 등 다른 특이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2019년 2월 타병원에서 시행한 세침 흡인 검사에서 대부분 양성세포이나 국소적으로 이형성을 동 반한 소견(predominantly benign looking cells with focal cytologic atypia)을 보였다(Fig. 3a). 이를 바탕으로 수술 전 임 상적으로 다형선종으로 진단하고 전신마취하 부분 이하선 천 엽절제술을 계획하였다.
2019년 7월 23일 전신마취하에 부분 이하선 천엽절제술을 시행하였고, 술중 병소는 2.5 * 2.5cm의 종물이었으며 주위조 직과 경계가 불명확하며 유착된 양상이었다(Fig. 2).
조직검사결과 타액관 암종으로 진단되었고 주변조직으로 의 침윤이 있었다. 조직 소견에서는 호산성의 풍부한 세포질 (eosinophilic cytoplasm)을 갖는 종양세포들이 끈(cord) 모양 과 관 형성(duct formation), 망상(cribriform pattern) 패턴으 로 침윤성 성장을 하는 소견이 관찰되었다. 또한 비교적 큰 크기의 종양 섬에서는 중앙 부위의 면포괴사 소견을 보였다 (Fig. 3b, 3c). 종양세포들의 모양은 다양하였고 핵은 뚜렷하 고 핵소체(nucleoli)가 두드러졌으며 과염색상, 심한 다형태성 (nuclear pleomorphism) 등의 소견을 보였다(Fig. 3d). 기존 의 다형선종은 관찰되지 않았다. 면역조직화학 검사상 안드로 젠 수용체 발현을 보였고(Fig. 4a), vimentin, p63은 관찰되지 않았으며(Fig. 4c, 4d) Ki-67 index는 10%였다(Fig. 4e).
수술 후 동시항암화학방사선 요법(concomitant chemoradiation therapy)을 시행하였다. 수술 후 22개월 현재 외래 추적 관찰 중으로 재발 소견 없이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고 있다.
Ⅲ. 고 찰
타액관 암종은 타액관의 분비부에서 발생한 종양의 하나 이며, 타액관의 중간부에서 발생한 선포세포암종(acinic cell carcinoma), 종말도관암종(terminal duct carcinoma)과는 구 분되는 질환이다. 주로 이하선에서 많이 보고되지만, 악하선, 상악골의 소타액선, 구개 및 협부의 소타액선에서 발생하기도 한다.4) 타액관 암종은 타액선에서 발생하는 암종 중에서 가장 공격적이며, 안면신경마비, 양성 절제 변연부, 병리 검사상의 혈관 침습 소견이 있으면 생존율에 나쁜 영향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5)
진단 방법은 전산화 단층촬영 또는 자기 공명 영상으로 종 양의 침범 정도 및 경부 림프절의 전이 여부를 평가할 수 있 고, 영상 상에서는 경계가 불명확하며, 주변조직으로 침윤하 거나 괴사를 보이는 악성 종양의 특징을 보인다.10) 최종적으 로는 조직병리 검사에 의한 확진이 필요하다. 진단 방법으로 흡인 세포 검사에 대하여는 이견이 있다. Domson 등은 이 검사 방법으로 타액관 암종의 특징적 병리 소견을 확인할 수 있으므로 진단이 가능하다고 하였으나,6) Khurana 등은 위음 성 판정 가능성이 있어서 조직병리 검사에 의한 진단이 필요 하다고 지적하였다.7)
본 증례에서도 흡인 세포 검사에서 국소적 이형성을 동반 하였지만 대부분 양성으로 보인다는(predominantly benign looking cells with focal atypia)소견이었으나, 최종 종물의 조 직검사는 타액관암종으로 확진되었다. 타액관 기원의 종양은 감별진단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조직학적 아형 (subtype) 이 다양하며, 양성, 그리고 저등급과 고등급의 암종 간에 조직학적 특성을 상당부분 공유하기 때문이다.11) 여러 연구7),11)에서 최종적으로 타액관 암종으로 확진된 증례에서 세침흡인검사를 시행하였을 때, 다형선종 혹은 점액표피양암 종(mucoepidermoid carcinoma)이나 선포세포암종(Acinic cell carcinoma) 등으로 오진될 확률이 높음을 보고한 바 있다. Khurana 등은 정확한 검사를 위해 종양의 여러 곳을 biopsy 할 것, 그리고 임상적 특징(환자의 나이, 통증여부, 안면신경 마비여부, 경부림프절반응)을 진단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주장하였으며,7) 본 증례에서도 50대 후반의 환자의 나이 및 전산화 단층촬영 결과, 타액관 암종에서 세침흡인검사의 한계 등을 고려하여 조심스러운 감별진단이 필요했을 것으로 사료 된다.
병리학적인 소견은, 유방암의 침윤성 도관암과 유사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종양 섬 중앙 부위의 면포형 괴사(comedo-necrosis) 양상과 망상(cribriform)의 성장양상을 보인다. 큰 다형 성의 핵(large pleomorphic nuclei)과 풍부한 호산성의 세포질 (eosinophilic cytoplasm)을 가진다. 병리학적으로 세침흡인검 사에서 명백한 망상형태의 세포 집단이 있다면 타액관 암종을 의심할 수 있다.8) 20%-59%의 타액관 암종이 기존의 다형선종 에서 발생한다고 보고된 바 있다.3) 본 증례에서는 기존의 다 형선종이 관찰되지 않았으므로, de novo로 발생한 타액관 암종으로 생각된다. 감별진단시 선포세포암종은 풍부한 유리 질화된 기질(hyalinised stroma)이나 타액관내 요소(intraduct component)는 없으며, 점액표피양암종에서는 점액소(mucin) 을 분비하는 세포, 표피양세포(epidermoid cell)와 중간형세포 (intermediate cell)들이 나타나는 것이 전형적인 소견이며, 망 상형태(cribriform)이나 유두상 형태(papillary form)이 관찰되 지 않는다는 것이 타액관 암종과의 차이점이다.11)
타액관 암종의 면역조직화학 발현양상을 살펴보면, 높은 수 치(85~95%)로 안드로젠 수용체 발현이 관찰된다. 조직학적으 로 유사한 침윤성 도관암 또한 85%-100%의 경우에서 안드로 젠 수용체 발현이 관찰되어 타액관 암종과 유방암의 전이의 감별진단이 어려울 수 있다. 그러나 타액관 암종에서는, 에스 트로겐이나 프로게스테론 수용체는 음성인 경우가 많다. 이외 에도 16%-83%에서 인간 표피 성장인자 수용체2(human epidermal growth factor receptor 2) 발현이 있으며, 이는 나쁜 예후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되었다.10)
치료는 타액관 암종의 희귀성으로 인해 표준적인 치료방 법에 대해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며,15),16) 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NCCN) 가이드라인에 따르 면 광범위하고 확실한 수술적 절제를 시행하고 경부전이가 있 는 경우 또는 T3-4에서 경부전이가 없더라도 선택적 경부 절 제술도 시행해야 한다. 병기나 병소 경계와 상관없이 술 후 방사선치료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12) 원격전이에 의한 치료 실패가 많음을 감안하여 항암화학요법 등을 비롯한 원격전이 를 예방하기 위한 전신적인 치료를 고려할 필요가 있으며, taxane(paclitaxel or docetaxel)과 platinum(carboplatin)을 병 용하는 화학요법이 39%-50% 반응율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 다.13),14) 최근에는 안드로젠 수용체 및 인간 표피 성장인자 수 용체에 대한 표적 치료의 가능성이 연구되고 있다.17),18)
저자들은 이와 같이 우측 이하선에 발생한 타액관 암종에 대해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