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INTRODUCTION
림프종은 상피성 악성종양 다음으로 두경부에 두 번째로 흔한 악성 신생물로1), 두경부의 모든 악성 신생물 중 2.2 %를 차지한 다2). 세계보건기구 (WHO)는 림프종을 면역표현형과 세포계열 에 따라 호지킨림프종과 비호지킨림프종으로 분류한다3). 호지킨 림프종은 두경부에서 발생하는 림프종의 10-35 %를 차지하며4), 경부 및 종격동 림프절에서 결절성 질환으로 종종 나타난다2).
비호지킨림프종의 40 % 이상은 림프절외 (extranodal) 부 위에서 발생하는 반면, 호지킨림프종의 림프절외 침범은 매우 드물다2). 두경부에서 림프절외 비호지킨림프종이 가장 흔하 게 발생하는 부위는 발다이어 고리 (Waldeyer’s ring)이며5~7), 0.2-3.0 %는 구강 내에서 발생하고 구개와 상악에서 가장 호 발한다8,9). 마찬가지로 호지킨림프종이 림프절외 부위에서 발 생하는 경우 발다이어 고리는 두경부에서 가장 흔한 발생 부 위이나10~12), 호지킨림프종이 구강 점막에 일차적으로 발생하 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13).
본 증례보고에서는 구강 점막에 발생한 호지킨림프종을 보 고하고, 이 질환의 임상적 및 조직병리학적 특징을 논의한다. 또한 문헌의 고찰을 수행하여 치과의사에게 호지킨림프종의 구강 내 발생 가능성을 보고한다.
Ⅱ. CASE REPORT
2018년 3월 30일, 78세 남성 환자가 하악 좌측 제2소구치 설측의 무통성 구강점막 궤양이 3주간 치유되지 않아 전남대 학교 치과병원에 내원하였다. 환자는 3월 9일 처음 병소를 인 지하여 내과에서 치주염 관련 약물을 처방받았으나 효과가 없 었고, 이후 치과의원에서 가글제를 처방받았다고 한다.
내원 당시 환자는 고혈압과 당뇨, 고지혈증으로 약물을 복 용 중이었으며, 심방세동의 의학적 병력이 있었다. 과거 약물 에 대한 부작용은 없었고 음주와 흡연을 하지 않았다. 환자는 3년 전 우측 내안각에 발생한 기저세포암으로 수술을 받은 병 력이 있다. 구강 외 검사에서 주목할 만한 두경부 소견을 보이 지 않았고, 체중감소, 고열 및 야간발한 등의 B 증상 (B symptoms)도 보이지 않았다.
구강 내 검사에서 하악 좌측 제2소구치 설측 구강점막에 0.8 × 0.6 cm 크기의 무통성 궤양성 병소가 관찰되었다. 병소 부위 의 제2소구치는 근관치료 후 금관 수복되어 제2대구치까지 가 공의치로 연결되어 있었다. 파노라마 방사선 사진에서 치아와 치주 원인의 특별한 소견을 발견할 수 없었고, 치조골의 병적 소견도 발견할 수 없었다 (Fig. 1).
치주염과 악성종양을 감별진단하기 위해 조직의 정상부위 를 일부 포함한 절개 생검을 시행하였다. 조직은 가공치인 제 1대구치 원심 설측 점막과 제1소구치 근심 설측 점막의 두 부위에서 채취하였고 조직병리학적 검사를 시행하였다.
H&E 염색 결과, 제1대구치 원심 설측 점막 표본에서 작고 둥 근 림프구의 침윤이 많이 나타난 림프종의 조직소견을 보였다. 또한 두 개의 핵을 가진 리드-스턴버그 세포 (Reed-Sternberg cell, RS세포)가 반응성의 비악성 염증세포와 섞여있는 양상이 관찰되었다 (Fig. 2).
B세포, T세포 및 NK세포 기원의 림프종으로 분류되는 비호 지킨림프종과 호지킨림프종의 아형을 감별진단하기 위해 면역 조직화학염색을 시행하였고, 그 결과를 Table 1에 나타내었다.
면역조직화학검사에서 CD3, CD25, CD30, EBER에 양성반 응을 보였고, CD4, CD10, CD15, CD20, CD56, Bcl-2, Bcl-6, Granzyme B, ALK, EMA, TIA, LCA, MUM에 음성반응을 보였 다 (Table 1).
T세포와 NK세포 표지자 (CD4, CD56, Granzyme B)에 음 성을 보였고, 범 B세포 표지자 (CD10, CD20) 및 B세포 기원 의 비호지킨림프종을 나타내는 표지자 (Bcl-2, Bcl-6)에 음성 을 보였다.
CD25에 양성으로 활성화된 림프구가 관찰되었고, CD15에 서는 음성이지만 CD30에 양성을 보이는 리드-스턴버그 세포 가 관찰되었다 (Fig. 3-1). 또한 Epstein-Barr 바이러스 (EBV) 를 나타내는 EBER에 양성을 보였다 (Fig. 3-2).
조직병리소견과 더불어 면역조직화학검사 결과로 전형적 호 지킨림프종의 혼합세포형 (Mixed-cellularity Classic Hodgkin lymphoma)으로 진단되었다.
병기의 결정을 위해 혈액검사, 경부와 흉부 및 복부의 컴퓨 터 단층촬영 (CT) 및 양전자 방출단층촬영 (PET-CT) 검사를 시행하였다. PET-CT를 이용한 전신 촬영 결과, 좌측 하악 구강 과 우측 경부에서 F-18-FDG 섭취 증가가 관찰되어 (Fig. 4) Ann Arbor 병기분류에 의해 stageⅡE로 진단되었다. 환자는 ABVD 항암화학요법 (doxorubicin, bleomycin, vinblastine, dacarbazine) 중에 있다.
Ⅲ. DISCUSSION
웹사이트(https://www.ncbi.nlm.nih.gov/pubmed)에서 ‘oral hodgkin’으로 검색하여 나온 결과를 바탕으로 논문을 수 집하였으며, 볼 수 없는 자료는 제외하고 일부 사례들은 관련 된 논문을 참고하였다.
수집된 30편의 논문에서 림프절외 구강 영역에서 발생한 호지킨림프종을 보고한 총 49개의 증례들을 선정하여 논문에 서 얻을 수 없는 정보를 제외하고 나이, 성별, 발생부위, 임상 증상, 면역조직화학검사 결과, 진단, 병기, 치료, 예후에 관하 여 Table 2에 정리하였다.
나이와 성별을 알 수 없는 9개의 증례를 제외한 40명의 연령 분포는 16-81세까지로 평균 나이는 46.5세이며, 남성과 여성의 비율은 1.0:0.4이다. 발생부위는 구개, 혀, 구강저, 구강점막 및 하악골 등으로 다양하나 편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였고, 연조 직에 발생하는 경우 임상증상으로 주로 궤양이 나타났다. 전형 적 호지킨림프종 (Classic Hodgkin lymphoma, CHL)과 결절성 림프구 풍부형 호지킨림프종 (Nodular lymphocyte predominant Hodgkin lymphoma, NLPHL)은 4.4:1.0의 비율로 나타났으며, CHL에서 아형이 진단된 경우 결절성경화형 (Nodular sclerosis CHL, NS-CHL) 6명, 혼합세포형 (Mixed-celluarity CHL, MC-CHL) 9명, 림프구 풍부형 (Lymphocyte-rich CHL, LR-CHL) 1명, 림 프구감소형 (Lymphocyte-depleted CHL, LP-CHL) 1명으로 확 인되었다. EBV에 의한 RS세포의 감염은 6명에서 나타났다. 확인된 병기는 Ⅰ기가 12명, Ⅱ기가 10명, Ⅲ기가 2명, Ⅳ기가 3명이었으며, 치료는 주로 방사선요법과 항암화학요법이 시 행되었다. 25명 중 4명에서 재발과 전이가 보고되었고, 구강 점막에 발생한 경우 예후가 비교적 좋음을 보였다. 사망에 이 른 6명의 환자 가운데 4명은 하악골에 발병한 경우로, 병소가 골 조직에 침투할 경우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호지킨림프종 (Hodgkin lymphoma, HL)은 배중심 B세포 기원의 악성림프종으로, 종양세포가 세포집단의 소수를 구성 하고 불충분한 생검이 표본에 악성 세포를 포함시키지 못할 수 있다는 점에서 독특한 악성종양이다42). 진단을 위해서는 정 상 반응성 림프구, 호산구 및 조직구의 적절한 세포 환경 내에 서 배중심 B세포 기원의 리드-스턴버그 세포 (Reed-Sternberg cell, RS세포)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43,44). RS세포는 풍부 하고 약간 호산성의 세포질을 가지며 직경이 20-60 μm로 크 다. 둥글고 뚜렷한 핵소체를 가진 두 개의 핵 또는 핵엽이 투 명한 테두리로 둘러싸여 있어 올빼미 눈처럼 보이는 것이 특 징이다. 이 세포는 CHL의 98 %에서 CD30이 발현되며 염색 강도는 표본마다 다양하다, CD15는 80 %의 환자에서 감지되 는 표지자이지만, 비호지킨림프종에서도 감지되므로 특정적 이지는 않다. 또한 B세포 및 T세포 표지자인 CD45와 EMA의 발현이 대개 결여되어 있다45).
HL은 CHL과 NLPHL으로 분류된다46). CHL은 결절성경화형 (NS-CHL), 혼합세포형 (MC-CHL), 림프구 풍부형 (LR-CHL), 림프구감소형 (LP-CHL)의 네 가지 아형이 있다. 특징적인 반 응 세포 환경 내에서 악성 다핵성 거대 RS세포의 존재가 CHL 의 병리학적 특징으로 알려져 있다47).
MC-CHL은 선진국에서는 10-30 %로 낮은 빈도를 보이는 반면, 후진국에서는 MC-CHL과 LP-CHL이 CHL의 대부분을 차 지한다48,49). 이 아형은 사회경제적 여건이 낮은 계층, 남성과 HIV 감염자에서 발생빈도가 높고, 소아와 노년층에 많으며, EBV 감염에 대부분 양성이다. 임상적으로 B 증상이 흔하며, 주로 골수와 말초림프절을 침범하나 종격동과 흉선을 침범하 는 경우는 드물다. MC-CHL에서는 림프절 전체에 고루 분포된 RS세포가 흔히 관찰되며 림프구, 호중구, 호산구, 조직구, 형 질세포와 섞여서 림프절 구조를 파괴한다50).
본 증례에서는 CD25에 양성으로 활성화된 림프구가 관찰 되었고, CD15에서는 음성이지만 CD30에 양성인 RS세포가 확 인되었다. 또한 EBV 감염 여부를 보이는 EBER에 양성을 보였 다. 림프구, 호산구, 형질세포 및 양성 조직구 등의 여러 세포 들이 침윤되어 있는 부위에 RS세포가 존재하는 양상이 관찰되 었으며, 그 결과 MC-CHL으로 진단되었다.
HL은 서양인의 악성림프종 중 15-30 %로 흔히 발생하는 종양이지만, 한국인에서는 백혈병 및 골수종을 포함한 림프세 포 종양의 4.1 %로 드물다48,49,51~53). HL은 55세 이상의 환자뿐 만 아니라 젊은 성인에서 발생률이 증가하는 이분산형분포를 보이며, 여성보다 남성에서 1.5배 호발한다54). 이는 본 증례와 문헌검토에서 나타난 연령대와 일치하며 여성보다 남성에서 호발함이 확인되었다.
HL의 발생에 대한 명확한 위험인자는 알려지지 않았으며, 원인은 아직 잘 모른다. HL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밝혀진 요 인으로는 가족적 요인, 바이러스 노출 및 면역억제가 있다54). 역학적 및 혈청학적 연구는 HL의 병인에 EBV가 관련됨을 보 여주며, EBV 게놈은 HL 환자의 종양 표본에서 발견된다55). 본 증례와 문헌검토의 MC-CHL 환자에서 RS세포의 EBV 감염 이 확인되었는데, 비록 표본이 적지만 이는 이 아형이 CHL의 다른 아형과 NLHPL에서보다 EBV 감염률이 높다는 기존의 연 구결과와 일치한다.
HL 환자에서 임상병기의 정확한 평가는 적절한 치료의 선 택을 위해 중요하다. HL 환자의 병기분류는 침범된 림프절이 횡경막의 한쪽 또는 양쪽에 있는지 여부, 침범된 부위의 수와 부피, 인접하거나 인접하지 않은 림프절외 침범 부위가 있는 지 여부, 전형적인 전신 증상이 있는지 여부 등으로 결정된다 47). 본 증례는 78세 남성 환자의 좌측 하악 구강점막에 발생한 무통성 궤양이 약 3주간 낫지 않는다는 주소에 대한 조직검사 를 시행한 결과, 이 병소가 구강 내에 발생한 호지킨림프종임 이 진단된 후, 병기의 결정을 위해 추가 PET-CT 검사를 통해 우측 경부 림프절의 병소를 발견하였다. 구강병소의 검사 당 시 경부병소에 대한 환자의 인지와 뚜렷한 병적 소견이 없었 으며, 구강병소와 경부병소의 위치가 서로 반대편인 점, PET-CT에서 FDG 섭취가 구강병소 (3.6)보다 경부병소 (2.7) 에서 낮은 점으로 인해 구강에 발생한 병소가 원발성의 호지 킨림프종이라 여겨진다.
많은 HL 환자는 표준치료로 치료할 수 있으므로 잠재적인 장기 합병증의 위험이 있다. 그러므로 재발 위험이 낮거나 높 은 환자를 확인하는 요소는 환자의 예상 임상 결과를 토대로 환자의 치료 최적화에 가장 유용하다. 초기 HL의 예후 인자는 큰 종격동 덩어리의 존재, 침강 속도의 증가, 다중 림프절 침 범, 림프절 외 침범, 50세 이상, 비장 질환을 포함한다56,57). 따라서 HL은 조직학적 아형과 임상병기, 예후 인자에 따라 각 환자에게 적합한 치료의 선택이 달라지므로 정확한 조직병 리학적 진단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호지킨림프종이 림프절외 부위에 발생하는 경우는 흔하지 않으며, 구강 점막에 일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구강에 발생한 호지킨림프종은 비호지킨림프종, 상피암종 등과 의 감별진단이 필요하고, 질환의 임상병기와 조직형태학적 아 형에 따라 치료의 선택이 달라지므로 반드시 면역조직화학염색 을 통해 정확한 아형을 분류해야 한다. 본 증례는 구강 병소의 조기 진단으로 추가적인 PET-CT 검사를 통해 반대편 경부 림프 절 병소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던 사례로, 치과의사는 잘 치 유되지 않는 구강 병소가 악성림프종일 수 있으며 그 중 호지킨 림프종이 감별진단에 포함될 수 있음을 상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