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서 론
두경부 영역에서 낭성병소는 보통 상·하악골, 구강, 설골 상방의 경부(suprahyoid neck), 타액선 부위에서 관찰된다. 그러나 매우 드물지만 측두하악관절에서도 발생된다.1) 측두 하악관절 낭은 주로 조직학적으로 활액낭(synovial cyst) 또는 결절낭(ganglion cyst)이며, 주요 증상은 부종과 동통이다.2) 대부분 편측에서 발생하고 측두하악관절 부위에서 양측으로 발생한 경우는 1증례만 보고되었다.3) 본 증례에서는 중년 여 성의 측두하악관절 부위에 양측으로 발생한 활액낭을 문헌고 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Ⅱ.증례보고
54세 여성은 2달 전부터 좌측 측두하악관절 부위에 작열감 과 전이개부(preauricular) 부종이 있었다. 이에 대한 평가를 위해 원광대학교 치과병원 구강악안면외과에 내원하였다. 환 자는 1개월 전에 림프절염(lymphadenitis)으로 진단받은 적이 있다. 1주일 동안 항생제 처방 후, 작열감은 사라졌으나 부종 은 여전히 남아있었다고 했다. 환자는 외상 병력이 없었고 특 이할 만한 전신병력도 없었다. 촉진시 약 1.5 cm 크기의 병소 가 만져졌고 양측 측두하악관절 부위에서 미약한 불편감을 호 소하였다.
파노라마 방사선사진에서는 양측 측두하악관절 부위에 골 성 병적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전산화단층촬영(CT)을 시행 하였고 좌측 측두하악관절 외측 및 후방부위에 경계가 명료한 난원형의 연조직 밀도의 방사선투과성 병소를 확인하였다. 이 하선의 양성종양 또는 낭성 병소를 먼저 의심하였다. 자기공 명영상(MRI)에서는 CT에서 명확히 관찰하지 못한 우측 병소 도 관찰할 수 있었다.(Fig. 1) 두 병소 모두 T1 강조영상에서 균일한 낮은 강도를 보였고 T2 강조영상에서는 높은 신호강 도를 보였다.
임상적 자료와 방사선학적 소견을 토대로 양측 측두하악관 절부위 낭성병소로 잠정진단하였다. 좌측 병소의 경우 외과적 적출술을 시행하였고 우측의 경우 크기가 작아서 미세침 흡인 (fine needle aspiration)만 시행하였다.
적출된 병소의 조직학적 소견은 섬유성 벽을 가진 다방성 낭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낭벽은 신장된 활액세포(synoviocyte)로 구성되어 있었고, 면역조직화학 염색에 활액세포는 Vimentin에 강하게 염색되었고 CD68에서는 음성을 보였다(Fig. 2). 병소는 측두하악관절에 발생한 활액낭으로 확진되었다.
Ⅲ.고찰
관절주변 낭들은 보통 손목, 발목이나 무릎 등에서 주로 발 견되며 측두하악관절에서는 드물다.4)
측두하악관절에서 생긴 낭성 병소와 주변조직에서 발생된 병소를 구분할 때 영상학적 판단이 도움이 된다. 측두하악관 절 주변에 다양한 연조직이 분포하므로, 연조직 대조능이 뛰 어난 MRI에서 발병 위치를 통해 병소의 기원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측두하악관절 질환과 주변조직 질환을 감별하는데 유용 한 검사법이다.1) 특히 측두하악관절 낭은 이하선에서 발생한 병소와 감별이 필요한데 MRI에서 이하선과의 연관성을 판단 할 수 있다. 측두하악관절 낭에 대한 MRI 소견은 T1 강조영상 에서 균일한 낮은 신호강도를 보였고 T2 강조영상에서는 매 우 높은 신호강도를 보였다.1) 이번 증례에서도 이전 증례와 동일한 MRI 소견을 보였다. 이번 환자의 CT에서는 크기가 작 아 명확히 주변조직과 구분이 되지 않았던 우측병소가 MRI T2 강조영상에서 높은 신호강도로 주변 구조물과 대조가 확 실하여 관찰이 용이하였다. 작은 낭성 병소가 의심될 경우 MRI 촬영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임상적, 방사선학적으로 측두하악관절에서 발생한 낭을 활 액낭과 결절낭으로 구분하는 것이 어려워 두 낭을 동의어처럼 사용해왔으나 조직학적으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인다. 활액낭 은 활액세포로 이장된 진성낭으로 황색변색 또는 맑은 액체가 차 있다. 관절강과 연관성이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다. 결절낭은 무세포성 섬유조직으로 이장되어 있는 가성낭이고 높은 점도를 보이는 젤라틴양 액체로 차 있으며, 일반적으로 는 관절강과 연관이 되어있지 않다.5) 활액세포는 크게 섬유모 세포성 세포와 대식세포성 세포로 구성된다. 섬유모세포성 세 포는 Vimentin 표지자에, 대식세포성 세포는 CD68에 양성반 응을 보인다.6) 이 증례에서도 활액세포로 추정되는 세포들은 Vimentin에 양성이고 CD68에 음성이어서 섬유모세포성 세포 임을 알 수 있었고 결절낭을 감별할 수 있었다. 활액낭과 활액 세포가 없는 결절낭을 감별하는데 있어서 이러한 면역조직화 학 검사법을 이용할 수 있으며, 또 다른 표지자로 D2-40 (podoplanin)을 이용한 면역조직화학 검사가 추천되었으며 근래에 이를 활용한 결과를 발표하였다.6,7)
측두하악관절 낭 46증례를 정리한 연구에 따르면 결절낭이 활액낭에 비해 더 빈발하였다. 활액낭의 경우 평균 46세로, 여성에서 더욱 호발하였다.8) 그러나 최근에 한 병원에서는 13 년간 내원한 측두하악관절 낭 환자 14명을 조사하였을 때 활 액낭의 환자가 더 많았다.7)
활액낭의 발생원인은 명확하지 않으나 외상이나 감염 또는 염증성 병변에 의한 관절내 압력 증가로 인한 활액막의 변위 와 헤르니아 현상(herniation)이 언급되었다.4)
본 증례에서 외상의 병력은 없었으며 항생체를 복용하고 작열감이 사라졌다는 진술은 감염이 동반되었을 가능성을 시 사한다. 환자는 근무력(muscle weakness)을 호소하였는데 근 무력에 의해 주변 근육의 긴장이 줄어들어 관절강내 정상적인 압력으로도 헤르니아 현상이 일어났을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 하였다. 또한 양측성으로 발생하였기에 류마티스성 관절염도 원인으로9) 생각하고 류마티스성 인자 검사를 시도하였으나 환자가 동의하지 않아 시행하지 못했다.
활액낭의 일반적인 치료는 외과적 적출술이다. 본 증례에 서도 좌측 병소의 경우 외과적 적출술을 시행하였으나 크기가 작은 우측 병소는 술후 합병증을 고려하여 미세침 흡인법으로 치료하기로 결정하였다. 미세침 흡인법은 저렴하고 위험도가 적어 대체 치료법으로 소개되었다. 그러나 미세침 흡인법 치 료를 받은 21명의 환자에서 7명이 재발되었다는 보고가 있으 므로,10) 외과적 적출술에 비해 주의 깊은 추적 검사가 필요하 다. 본 증례의 경우 술 후 24개월이 지난 현재 양측 모두 재발 의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측두하악관절에서 양측으로 질환이 발생할 경 우 가능성이 매우 낮지만 감별질환으로 활액낭도 고려해야 한 다. 크기가 작은 병소일 경우 MRI 검사법이 큰 도움이 되었다. 활액낭 발생원인으로 근무력증 또는 류마티스성 관절염을 생 각해 볼 수 있었다. 치료는 비교적 간단한 미세침 흡인법도 효과적이라고 제안할 수 있다. 앞으로 측두하악관절 낭성 병 소의 발생원인과 치료에 대해서도 더욱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