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NTRODUCTION
충돌 종양은 하나의 조직에서 조직학적으로 완전히 다른 기질 또는 기저막을 가지는 두 개의 종양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으로 각각 다른 일차 종양으로 간주한다(1). 충돌종양의 구 성은 기저세포암-모반과 같이 악성-양성 종양의 혼합 형태가 가장 흔하며(2), 모반-지루각화증과 같은 양성-양성 종양의 혼 합 형태가 다음으로 흔하다(2). 흑색종-기저세포암 같은 악성- 악성 종양의 혼합 형태는 매우 드물다(2). 충돌종양의 발생부 위로는 위 유문부, 직장, 폐, 간, 방광, 두경부 영역 등이 있다(3).
이 중 두경부 영역에서의 발생은 매우 드물며 갑상선, 구 강, 상기도, 전두동 등에서 증례가 보고되었다(4,5). 충돌종양 은 서로 다른 종양이 혼재되어 있어서 임상적, 방사선학적으 로 특징적 소견이 없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다(6). 각 암종의 확진과 감별을 위해 광학현미경적 검사와 조직검사 및 면역 화학검사가 필요하다(3). 충돌종양은 일반적으로 충돌된 두 가지 종양 중에서 더 예후가 안 좋고, 악성도가 높은 종양에 초점을 맞추어 치료를 한다.
편평상피암종은 파괴성 성장과 전이를 할 수 있는 중층 편평 상피의 악성 종양이다. 이 암종의 공통적인 소견은 하방 결합 조직으로의 침윤이 있다는 것과 악성 세포가 림프관과 혈관 벽을 침윤해 원거리 장기로 이동해 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전이성 구강 내 편평상피암종이 있는 가장 흔한 림프 절은 악하 림프절, 표층과 심층 경부 림프절이다(7).
신경섬유종은 점액성 배경을 가진 산발형이나 결절형으로 배열하는 신경주위 섬유모세포가 잘 경계되고 확산된 모양의 양성 증식이다. 신경섬유종에서 나타나는 병리조직 소견은 매우 다양하다. 세포들은 방추형이며, 섬유모세포와 유사하 다. 임상적 산재형은 섬세한 교원산물을 생산하는 불규칙하 게 배열된 방추형 세포로 특징된다. 구강과 목에서 발생되는 대부분의 신경종은 단독으로 나타난다(8).
저자는 경부에서 편평상피암종과 신경섬유종이 충돌종양 의 형태로 동반된 매우 드문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문헌고찰 과 함께 보고한다.
II.CASE REPORT
2013년 6월 77세 여자 환자가 우측 경부의 종물을 주소로 전남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외래에 내원하였다. 이 환자는 다음과 같은 과거력을 갖고 있었다. 2010년 4월 인두염 증상 으로 내원하였고, 우측 인두와 우측 이하선부위의 부종이 관 찰되어 당시에 제2새열 낭종 (2nd branchial cleft cyst)임상 진단을 받았다. 보름 간 입원하여 항생제 처치를 받은 뒤 증 상이 호전되어서 퇴원을 하였다.
문진결과 전신질환이나 알레르기 반응 및 가족력은 없었 다. 신체검사 결과 우측 경부에서 level ⅡA의 10x8 cm 크기 의 고정된 종물이 관찰되었고, 미세 침 흡인검사결과 섬유성 낭종 병소 소견이 관찰되었다.
술 전 경부의 방사선 전산화 단층촬영 (Neck CT)에서는 6 cm 크기의 이종성 종물이 우측 상부 측방 경부에 위치하였 으며, 우측 이하선과 우측 목빗근 (sternocleidomastoid muscle, SCM)을 침범하고 내경정맥 (Internal jurgular vein, IJV)이 외부 압착된 것이 확인되었다. 이를 통해 병소가 악성 임을 추측할 수 있었다. 또한 우측에서, 다수의 밀집화 된 작은 크기와 경계가 명확한 확장된 크기로, level ⅡB의 불명 확한 림프절이 관찰되었다(Fig. 1).
술 전 흉부의 방사선 전산화 단층촬영 (Chest CT)에서는 관상동맥 칼슘수치 평가 결과, 칼슘 수치가 17.35로서 관상 혈관의 위험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고, 심근관류 상태검사 결과 결손이 없었다. 심장을 제외한 흉곽부위에서도 종물이 나 림프절의 이상이 관찰되지 않았다(Fig. 2).
방사선 전산화 단층촬영의 판독 결과, 제2새열 낭종 (2nd branchial cleft cyst)으로부터 유래된 악성종양 소견이 보였다.
2013년 6월 전신마취 하에 우측 경부의 종물을 절제하였다. 수술결과 목빗근과 내경정맥, 이하선에 유합되어 있는 5×5 cm 크기의 단단한 종물을 관찰할 수 있었다. 수술 전 영상학 적 검사를 통해 악성종양 소견을 보인 병소에 대해 수술 후 조직병리학적 검사를 시행하였다. H&E 염색 하에 저배율 (5 배율)의 광학 현미경으로 관찰했을 때, 편평 분화형태로 된 악성 상피 종양이 있었으며 이를 통해 편평상피암종을 확인 할 수 있었다(Fig. 3).
또한 피부 부위의 종물의 광학 현미경 소견에서, 섬유모세 포와 유사한 방추형의 세포들을 볼 수 있었고, 불규칙하게 배열되어 있는 방추세포를 가지는 느슨하고 섬세한 섬유조직 을 관찰할 수 있었는데 이는 신경섬유종의 조직병리학적 특 징이었다(Fig. 4).
면역조직화학염색 결과 BCL-2(+), p63(+), p16(+), EBV(-), CD10(-), CD14(-)로 나타났고 (Fig. 5), 최종 병리학적 진단을 편평상피암종과 신경섬유종의 충돌종양으로 내릴 수 있었다.
술 후의 양전자 컴퓨터 단층촬영 (Torso Pet-CT) 결과, 수 술부위의 악성과 전이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고, 좌측 경부의 level ⅠB, Ⅳ 지역에서 전이성 림프절이 관찰되지 않았다 (Fig. 6).
술 후의 검사실 소견 결과 RBC count, Hgb, Hct, BUN 수치가 정상범위를 미세하게 벗어났지만 큰 이상은 없었고, 나머지 수치는 정상범주 내에 있었다. 수술 후 현재까지 2년 간의 추적관리에서 병소의 재발은 없었다.
III.DISCUSSION
충돌 종양 (Collision tumor)은 하나의 조직에서 조직학적 으로 완전히 다른 기질 또는 기저막을 가지는 두 개의 종양 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으로 각각 다른 일차 종양으로 간주한 다(1).
충돌종양의 구성은 기저세포암과 모반, 기저세포암과 지루 각화증같이 악성-양성 종양의 혼합 형태가 가장 흔하며, 모반 과 지루각화증, 모반과 광선각화증의 양성-양성 종양의 형태 가 다음으로 흔하며, 악성-악성 종양의 혼합 형태는 드물다고 알려져 있다(2). 악성 종양끼리 혼합하여 나타나는 경우는 흑 색종과 기저세포암의 병발이 가장 많다. 본 증례는 편평상피 암종과 신경섬유종이 충돌하여 발생한 악성-양성 종양의 형 태에 해당한다.
충돌종양의 발생 양상으로는 위 분문부, 직장, 폐, 간, 방광 등에 발생된 예가 보고되었고(3) 선암종과 육종 또는 악성 림 프종의 복합된 예가 대부분이다(9). 두경부 영역에서는 매우 드물며 갑상선, 구강, 상기도, 전두동 등에서 보고되었다(4,5). 경부 복합암의 경우 경부 호지킨병으로 전이한 유방암 및 성 문하 편평상피암종과 갑상선 유두상선암이 복합된 예가 보고 되었다(4,10). 이러한 예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서 충돌종양의 형성 기전으로 단일 림프절내로 두 가지 암종이 이중착상 (double intranodal setting)될 가능성 및 한 암종이 다른 암종 의 수용체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제시되었다(11).
충돌종양의 진단은 임상적 혹은 방사선학적으로 특징적 소견이 없기 때문에 어려울 수 있다. 각 암종의 확진 확진과 감별을 위해 광학 현미경적 검사 및 면역조직화학검사가 필 요하다(4).
이 증례도 편평상피암종과 신경섬유종이 동시에 발생한 경우이므로, 충돌 종양이라고 할 수 있다. 충돌종양은 범위가 매우 넓을 뿐만 아니라, 공격성이나 재발성 등의 병리학적 양상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 또한 이에 대해 보고된 증례 또 한 많지 않으므로 이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
본 연구는 두경부 영역에서 발생한 충돌종양에 관한 문헌 들을 조사해서 요약해 보았다. 전남대학교의 온라인 중앙도 서관 학술자료 검색을 통해 1997년 이후 총 20개의 논문에서 20개의 증례를 찾을 수 있었다(Table. 1).
충돌종양이 발생한 평균 연령은 59.6세로써, 20명의 대상 중에서, 60~80대 연령구간이 7명으로써 가장 많은 수를 차지 하였고, 그 다음으로는 40~60대 구간이 5명으로 두 번째로 많았다. 이를 통해서 충돌종양이 연령대가 증가할수록 호발 한다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이는 나이가 들수록 세포분열과 사멸의 조절기전에 장애가 증가하고, 암유전자의 발생이 증 가하는데서 그 원인을 찾아 볼 수 있다.
충돌종양이 발병한 성별은 남성 10명, 여성 10명으로써 성 별간의 큰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편평상피암종이 구 강에서 가장 흔한 악성 종양으로 모든 구강암의 약 90%를 차지하고, 구강암은 남성에서 발생한 암의 3%, 여성의 경우 2%에 해당한다는 것을 고려하였을 때(3), 성별이 발병에 미치 는 영향은 미미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두경부에서 충돌종양의 발생부위를 4부위 (안면피부, 선조 직, 경부 및 구강)으로 구분하여 증례를 나누었는데 그 결과, 두경부 충돌종양 환자 20명중에서 8명이 안면피부에서 발생 하여, 안면피부가 가장 호발부위 (40%)로 나타났다. 그 다음 구강 5명 (25%), 경부 4명 (20%), 선조직 3명 (15%)이 순차적 으로 호발부위로 나타났다. 본 증례의 경우 77세 여성의 경부 에서 발생한 충돌종양으로, 고찰된 증례들을 분석해서 얻은 연구결과에 부합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충돌종양의 형태를 각 병소의 양성, 악성으로 구분한 결과 악성-악성의 충돌형태가 70%로 가장 많이 나타났고, 악성-양 성은 20%, 양성-양성은 10%로 나타났다. 이는 악성-악성의 충돌형태가 가장 적게 발생한다는 일반적인 연구결과에 정반 대에 해당하는 결과인데, 이러한 결과가 나온 원인을 분석해 보면, 저자가 조사한 증례의 대부분이 예전에는 보고되지 않 은 희귀한 악성질환에 해당하며, 이러한 증례를 위주로 통계 분석을 한 결과로 사료된다.
충돌종양의 치료방법을 살펴보면 치료방법을 명확하게 제 시하지 않은 2명의 증례를 제외하고 18명중에서 16명이 외과 적 절개를 통한 수술법으로서, 외과적 절개가 치료방법의 대 다수를 차지함을 알 수 있다. 이는 충돌종양의 주된 치료계획 이 동시에 발생한 두 가지 종양 중에서 더욱 증상이 심한 증상을 우선으로 고려하여 공격적으로 이루어진다는 것을 고 려할 때 합당함을 알 수 있다. 비절개 방법을 이용한 2명의 경우는 환자의 특수한 상황 (치료거부, 환자요구)에 의한 것 으로써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였다. 항암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법, 냉동요법 등이 비 외과적 절개 방법으로 이용되었고, 이러한 방법은 외과적 절개 후의 보조적 치료법으로 함께 사 용되기도 하였다.
충돌종양의 예후를 살펴보면 예후가 정확히 보고된 11명 의 환자 중에서 8명의 환자 (73%)가 치료가 성공적으로 이루 어진 것으로 나타났고, 2명의 환자 (18%)는 다른 부위로 전이 가 발생하였고, 1명의 환자 (9%)는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증례의 대부분에 악성종양이 포함된 것을 고려하였을 때는 기존의 연구결과에 부합하나, 증례 별 장기적인 예후관 찰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이루어진 통계분석이라는 점에서 한계점이 있다. 참고로 본 증례의 경우 술 후 2년이 지난 현재 까지 재발이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치료가 성공적이었 음을 알 수 있다.
충돌종양의 발생기전은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져 있지 않 고, 다양한 가설들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가설들 가운데, 본 증례를 가장 적합하게 설명하는 것을 찾아보면 다음과 같다.
충돌종양의 발생기전은 두 종양의 발생 시점에 따라서 크 게 독립 발생설 (동시), 종속 발생설 (선후)로 구분되고, 종속 발생설은 다시 발생 영향 정도에 따라서 직접 영향설과 간접 영향설로 나누어진다.
독립 발생설은 충돌종양의 형성 기전을 단일 림프절내로 우연히 두 가지 암종이 이중착상 된 것으로 보고(11) 처음부터 동시에 두 가지 병변이 충돌되어서 발생한다(12)고 가정한다.
직접 영향설은 충돌종양의 형성 기전을 처음 발생한 종양 이 표피나 기질의 변화를 유발한 후에 직접적으로 다른 종양 의 발생을 가져온다(13)고 본다. 이러한 가설을 지지하는 Erickson 등(14)은 기저세포암이 모낭 (hair follicle)와 마찬가 지로 HMB-45 양성 멜라닌세포를 지니고 있으며, 이러한 멜 라닌세포들이 기저세포암에 의해 비정상적으로 자극되어 흑 색종이 발생한다고 주장하였다. 특정 조합의 충돌종양이 유 달리 많이 발생하는 것이 이러한 가설을 뒷받침하는 근거(15) 이다 (예를 들어, 악성 흑색종과 기제세포암, 편평상피암종과 기저세포암).
간접 영향설은 충돌종양의 형성 기전을 기존의 종양이 환 자의 면역력을 감소시켜 다른 종양에 대한 감수성을 증가시 키고 그로 인해 충돌종양이 발생한다고 본다(16). 먼저 발생한 암종이 다른 암종의 수용체 역할을 한다고 가정을 하고, 충돌 종양의 발생양상이 매우 다양한 것이 근거로 한다.이번 증례 의 발생기전은, 새열낭종에서 편평상피암종이 발생하였고 (선후관계), 편평상피암종이 세포의 직접적인 변화를 유도하 여 신경섬유종이 발생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따라서 본 증례는 간접 영향설을 지지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